ㅡ ...아... ...이번만은, 정말로. ...우리 중 누군가가 한 일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ㅡ 왜? 걔만은 사랑할 수 없게 될 것 같아?
ㅡ ...모르... 겠어. 그렇게 되어버릴까... ... 상상이, 잘... 안 돼.
같이 있어줄 건가요, 유우토. 마요이의 시체 옆에서 메리투리는 그렇게 물었다. 이상한 질문이라고 생각했다. 그건 옛날에 메리투리가 먼저 약속한 일이었으니까. 슬픔을 모르는 게 사과할 일은 아니라고 말하자 그는, 저는 사과할 일이, 그렇게 말하다 말고 입을 다물었다. 함께 밤을 새우는 동안에는 유우토가 두 번째 재판의 전날밤에 어떤 꿈을 꿨는지를 물었다. 유우토는 수많은 복선이 가리키는 미래를 짐작할 수밖에 없었다. 오늘 밤 메리투리는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런 예감 속에서도, 유우토는 메리투리의 손을 잡는 시늉을 했다.
모르지 않았다. 사랑할 수 없게 될 거란 생각도 하지 않았다. 모든 건 확실했다. 유우토는 돌아온 메리투리를 여전히 사랑할 것이다. 까맣게 타버린 마요이의 시체를 기억하고, 목이 잘린 누노이치의 시체를 결코 잊을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유우토는 메리투리가 돌아오지 않은 것이 슬펐다. 재판에서 그의 마지막을 지켜볼 수 없었던 것 역시 슬펐다. 네가 모두의 앞에서 하고 싶다고 말했던, 꿈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었어. 나는 미친 걸지도 몰라, 메리투리. 너는 이런 끔찍한 사랑이라도 기뻐해줄까.
메리투리가 잠든 관의 뚜껑을 열었다. 관에 기대 앉자 익숙한 꽃향기가 났다. 유우토는 가지런히 놓인 메리투리의 손을 끌어당겨 조심스레 잡았다. 내가 사랑한다는 말을 가장 듣고 싶었을 때, 너는 이렇게 말하며 손을 잡아줬지. 기다렸어요, 사랑하는 유우토. 나는 그 때를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거야. 그러니까 만일 정말로 네가. 친구의 목을 잘랐더라도, 아니면 몸에 불을 질렀더라도. 어떤 끔찍한 짓을 했더라도... ...
"... ... 기다리고 있어, ...사랑하는 메리투리..."
유우토는 메리투리의 손을 잡은 채 소리 죽여 울었다. 익숙한 사랑이었다. 슬퍼서 머리가 멍하고, 질 낮고 폭력적이며, 그렇기에 모든 걸 망치는 사랑. 하지만 유우토는 알고 있었다. 메리투리가 일어나면, 그는 자신의 손을 잡아줄 것이고. 그건 또 다시 유우토를 행복하게 만들어줄 거란 사실을. 메리투리. 이제는 나도 이 사랑이 끔찍하다는 걸 알아. 우리가 한 일은 영원히 용서받지 못할 거야. 그러니까 만약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 때는 손을 잡고 같이 지옥으로 가자. 그 때까지 계속 네 곁에 있을게. 사랑해, 메리투리. 그래도 나는, 네가 행복한 꿈을 꾸고 있길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