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3, 2, 1, 스마일

2017. 10. 27. 14:26



 팔이 보이지 않는다. 다리도 마찬가지였다. 찢어진 소매 사이로 검은 피가 보였다. 어쩌면 아직 살아있을지도 모른다는 헛된 희망조차 가질 수 없게끔. 그래도 코우타는, 캐시의 손을…….


 ……잡을 손이 없다. 그녀가 그토록 힘들어했던, 붕대를 감은 손은 어디에도 없었다. 찾아야 한다, 그런 말을 들었고, 들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들었지만, 하지만. 이해할 수 없었다. 모든 말은 그저 소리에 불과했다. 어떤 의미도 머릿속으로 들어오지 않는다. 코우타는 계속해서 캐시를 보고 있다. 보고 있으면 무언가 달라질 거라고, 믿기라도 하듯이.


 요키사키 캐시는 자주 웃었다. 아니, 거의 늘 웃고 있었다고 하는 편이 더 맞는 표현이었다. 그 중에서도 그녀가 진심으로 기쁜 듯이 활짝 웃는 모습을 본 적이 있었다. 코우타가 노란색의 스마일 뱃지를 선물했을 때였다. 친구에게 받은 선물은 처음이라고, 가운을 바꿔도 꼭 달고 다니겠다고 그녀가 말했다. 여길 나가면 코우타에게도 선물을 주겠다고, 함께 휴가를 내고 놀이공원에 놀러 가자고, 말했다.


 언젠가 캐시가 붕대를 풀고 코우타를 안아주었을 때, 그녀의 곁에서는 은은한 꽃 향기가 났다. 기분이 좋아지는 향이었다. 그렇게나 쓰고 싶지 않다고 말했던 능력이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코우타를 위해서 붕대를 풀었다. 그 날은 재판이 끝난 날이었다. 이제 곧 같은 고통과 공포가 찾아올 것이다. 그 때 그를 안아줄 캐시는 더 이상 없다. 


 "……언제나 괜찮다니, 그럴 수 있을 리 없다고 말씀 드렸잖습니까……."


 기댈 수 없어요. 친구니까, 나쁜 걸 주고 싶지 않아요. 캐시는 그렇게 말하면서 시선을 피했다. 하지만 요키사키 씨, 저는 당신이 그래주길 바랐습니다. 힘들더라도요. 좋은 것만 주시지 않아도 괜찮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했어요. 기대왔다고 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고 해도……. 코우타는 가운이 사라진 캐시의 시체를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부적도, 아무 것도 되지 못한 선물은, 마지막까지 그녀의 곁에 있지 못했다. 웃음은 선물할 수 없었다. 캐시는 웃지 않았다. 아무리 오래 바라보아도, 웃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