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잠들지 못한 새벽 3시 1분
일주일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토키와 나루키는 코우타의 룸메이트였다. 토키는 방에 거의 들어오지 않았다. 그가 내놓는 이유는 여러가지였다. 환자와 의사가 있는 방에 담배 냄새가 밴 채로 들어갈 수 없다든가, 원래 밤에 잠을 잘 안 잔다든가. 새벽 일찍 일어난 코우타가 주변을 둘러보면, 방 안에는 언제나 토키가 없었다. 좋은 아침입니다, 그렇게 말하며 방을 나서면, 토키는 꼭 밖에서 웃으면서 손을 흔들며 맞이했다. 일찍 일어난 게 아니라 밤을 새운 것이다. 거기에 더해서 그는 밥을 먹는 대신 하루 세 끼를 영양제로 버텼다. 술을 좋아했으며, 8년 동안 담배를 피웠다. 사과를 깎아 놓으면 창문을 타고 도망쳤다. 코우타가 힘들어하면, 토키는 즐거운 듯이 소리내서 웃었다. 매니저의 시선으로 보면 모든 게 엉망진창이었다. 그러나 그런 가벼움이 싫었던 적은 없었다.
이제 제 잔소리를 들으실 일은 없겠군요. 하고, 코우타는 말하려고 했다. 그러니까, 아무 것도 없는 방에서, 아무도 없는 곳을 향해서. 거긴 코우타의 개인실이었다. 코우타는 그곳이 개인실이라는 사실조차 떠올리지 못하는 것처럼 멍하니 침대를 보고 있었다. 토키가 원래 방에 잘 없다는 사실은, 어렴풋이 기억나는 것도 같았다. 아니면 그건 오래 전 일이었던가. 코우타는 자신의 다리를 창이 꿰뚫었을 때, 토키가 뭐라고 했는지 기억해보려고 했다. 하지만 기억나지 않았다. 그래서 토키가 돌아왔을 때 뭐라고 해야 할지도 생각나지 않았다. 그가 잘 하던 것처럼 농담조로 되돌려주고 싶었다. 저한테 조심하라고 하시더니, 저보다 많이 다치시지 않았습니까. 그런 말을. 하지만 분명 할 수 없을 것이다. 토키가 웃어도, 코우타는 웃을 수 없을 것이다.
이곳은 죽은 사람이 돌아오는 곳이었다. 인형에 혼이 담기는 형태로. 그러니 돌아온 토키는 아무 것도 먹지 못하고, 잠도 잘 수 없다. 하지만 그는 원래 먹지도 자지도 않았는데 달라질 게 있을까. 죽어도 돌아온다면 괜찮지 않을까. 코우타는 여전히 아무도 없는 침대를 본다. 달라질 게,
없을 리가.
어떤 방식이든 살아있기만 하면 된 거냐고 토키는 물었고, 코우타는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코우타는, 그들의 선생님이 용서를 빌면 살려주겠다고 말했던 그 때, 토키가 용서를 빌기를 바랐다. 그가 아무 것도 잘못한 게 없는 걸 끔찍할 만큼 잘 알고 있었는데도, 그 순간 방아쇠를 당긴 그를 원망했다. 죽는 순간에 끝나는 무언가가 있다. 다시 돌아오더라도, 영영 돌이킬 수 없는 어떤 결정적인 부분이 있었다. 그걸 토키는 선택하지 않았다. 그는 지옥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 두려움은, 그가 다정하기 대했기 때문에, 그를 소중히 여기게 된 수많은 사람들의 몫이 되었다. 코우타는 총 소리가 싫어졌다. 앞으로 영영 그 소리를 좋아할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