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후의 정적
ㅡ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국제미래기관에 SOS요청하는 데 성공했어요!
코우타는 아도라를 바라보고 있었다. 숨이 찬 듯한 목소리였다. 뺨에 맺힌 식은땀도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그 말을 듣는 순간 머리가 멍해져서, 그는 시간이 멈춘 것처럼 한참이나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국제미래기관. SOS 요청. 누군가가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럼 나갈 수 있는 거야?
ㅡ 이제 지긋지긋한 살인을 끝낼 수 있을지도 몰라요. 조금만 기다리면 분명 구조대가 와 줄 거예요!
불길한 예감은 잘 맞는 편이라고 아도라가 말했다. 어쩌면 코우타의 감도 그녀와 마찬가지였을지도 모른다. 코우타는 고개를 들었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땃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대로 계속 보이지 않기를 바랐다. 그녀의 말대로 모든 게 이곳에서 끝날 수만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을 것이다. 하지만 코우타는 조금도 안심할 수 없었다. 아도라가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또다시 무언가 잘못되어가고 있다.
ㅡ 애초에 이런 상황은 말도 안 된다는 거 잘 알고 계시잖아요. 이런 건 교육이 될 수 없어, 정말로 이상한 건 땃쥐 씨잖아...
모두가 알고 있다. 아도라의 말대로 모든 게 잘못됐다는 걸. 아도라는 계속 기침을 했다. 벌이라는 이름 하에 철창이 내려왔다. 고통스러워 하는 아도라를 앞에 두고, 아무도 가까이 가지 못했다. 그대로 그녀는 죽었다. 아도라의 시체를 두고 배에 올라탔다.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건, 구조대가 아닌 다음 섬으로 가기 위한 배다. 다시금 죽고, 죽이고, 발전을 위한 희생을 강요당하기 위한 곳으로 간다. 코우타는 울지 않았다.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았다. 방에 들어온 코우타는 묵묵히 챙겨온 짐을 풀었다. 시간은 그대로 움직이지 않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코우타는 문득 거울을 봤고, 숨을 멈췄다.
셔츠에 달린 와팬이 보였다. 리본이 달린 강아지 한 마리가 웃고 있었다. 아도라에게 받은 선물이었다. 그녀는 선물을 건네기 전에 기도를 담았다. 코우타가 행복한 만큼, 아도라도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 말을 믿었다. 여전히 믿는다. 행복은 서로에게 전해지는 법이니까. 그렇게 계속 서로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코우타는 아무 것도 모른 채 그녀의 미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코우타의 말을 들은 아도라는 그저 웃었다. 그리고 말했다. 저도 기대돼요. 아주 많이. 그 말을 기억해낸 순간에 코우타는, 이제 정말로, 더는 견딜 수 없어졌다. 그는 그대로 그 자리에 웅크렸다. 그리고 아무도 듣지 못 할 사과를 끝없이 되풀이했다.
ㅡ 삶을 놓지 않겠다고 약속할게요.
"아니요, 아도라 씨……."
ㅡ 그러니 코우타 씨도 놓지 말아주세요.
"……저는…… 전 못 하겠어요."
ㅡ 누구보다도 행복해지겠다고 약속해주세요.
"못 하겠습니다. 더는 안 될 것 같아요. 누구보다도 행복해지는 건 역시 못 하겠어요…….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아도라 씨……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