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지 않은 인형탈 너머로 눈이 보였다. 마타에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있었다. 그러면서도 그 눈은 웃는 것처럼 다정하게 감겨있었다. 그런 표정을 짓는구나, 넌. 그런 대답을 할 수 있고, 그렇게 웃을 수 있구나. 그 표정도, 그녀가 한 말도, 유우에게는 신기하게 느껴졌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조금 눈부시단 생각마저 들었다.
외면하거나 후회하지 않고 마주하는 것. 아마 사람들은 그걸 성장이라고 부를 것이다.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마타에는 조금 더 밝은 곳으로 나아갔다. 바닷속 깊은 곳에서, 수면에 가까운 쪽으로. 누군가 손을 잡아 끌어줬을지도 모르고, 아니면 그녀 자신의 힘으로 올라갔을지도 모를 일이다. 유우는 그녀를 올려다본다. 그는 여전히 바닥에 있다. 모두 똑같이 바닷속에 갇혔다는 생각은 오만이었다. 같은 공간 안에서도 여전히, 그들은 다른 곳에 서있다.
"......정말로 알고 싶어?"
분명 실망만 남을 텐데. 세상에는 외면한 채로 끝나는 편이 좋은 일들도 있다. 어떤 결과도 없이, 손해 밖에 남지 않는 관계도 많다. 유우를 알아가는 일은 분명 그 중 하나가 될 것이다. 그걸 그녀에게 알려줄 수 있는 사람은 유우뿐이었다.
"그렇다면 가르쳐줄게. 하나씩, 천천히."
그러나 유우는 말하지 않는다. 무책임하고 친절하게, 그녀의 질문에 답할 것이다. 불쌍하고 불행한 마타에. 나한테 다가온 걸 언젠가 후회하게 될 거야. 어쩌면 다시 나와 같은 위치까지 끌려내려올지도 모르지. 유우는 마음 속으로 천천히 인삿말을 골랐다. 진짜 유우를 소개하기 위한 첫 마디로는 무엇이 좋을까. 답은 금방 찾아낼 수 있었다. 이누즈카 유우가, 입을 열었다.
"진짜 유우는 말이야,"
누나, 서로 좋아하는 걸 알고 싶어하면 우리 친구인 거지?
언젠가 유우는 그렇게 물었고,
"개를 좋아해."
서로 좋아하는 것을 안다는 것은 정말로, 무척, 멋진 일이니까. 친구인 거예요.
마타에는 그렇게 대답했다.
"언젠가 개 한 마리를 키우는 게 꿈이었어. 매일매일 집에서 날 기다리는 착한 개를."
유우는 그렇게 답하고 마타에를 향해 웃었다. 기억하고 있을까. 내가 좋아하는 것만은 변함 없이 진실이야. 넌 그걸 언제나 알고 있었어. 인형탈 너머로 보이는 그녀의 한쪽 눈처럼, 그 말에 담긴 진짜 유우는 아주 작은 일부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유우는 그의 말에 마타에가 의미를 부여해주길 기다렸다.
조금씩, 조금씩 진짜 유우에 대해 알아가다가, 마침내 바닥까지 드러났을 때, 여전히 그녀는 웃고있을까. 유우는 새로운 관계의 시작 지점에서 끝을 생각했다. 분명 멀진 않을 것이다. 끝을 향해 천천히 걸어가는 일에 조금의 기대를 느끼면서, 유우는 조금만 더 그녀의 곁에 남아있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