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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아침이 왔어

2017. 4. 9. 03:10


 관 속에서 기쁜 말을 들었던 것 같아. 거기에 얼마나 있었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겪었던 고통을, 나도 겪었는데, 아. 있잖아. 아픈 건 정말 끔찍하더라. 정말로. 죽여달라고 말한 걸 후회할 만큼 아팠어. 뚜껑을 열고 일어나는 순간에, 또 내 이름을 잊어버릴 뻔 했어. 그랬다면 영영 돌아오지 못했을 거야.


 돌아오는 것 없는 마음은 힘들다고 들었거든요.

 그러니까 이토가 일어나면 말이에요, 사랑한다고 말해줄게요.


 그러니까, 이름을, 불러줘서. 고마워. 네 말이 맞아. 돌아오는 것 없는 마음은 힘들어. 나는 게임 속 캐릭터들을 얼마든지 사랑할 수 있지만, 그들은 날 사랑하지 않아. 나는 화면 밖에 있으니까. 진부한 표현이지만 외로웠어. 그래서 난 여기에 왔고, 너희를 사랑하고, 또 사랑 받고 싶었어. 너와 약속한 게 있었지. 본명을 알았으니 네게 알려줄게. 이미 너도 알고 있겠지만.


 "응, 그렇게 말해줘..."


 지직거리는 노이즈가 생겼다. 입을 열면, 무언가 말하려고 하면, 또 다시 모든 게 느려진다. 속도가 맞지 않는단 생각을 자주 했었다. 나는 너희의 발목을 잡고 싶었어. 너희는 내게 발 맞춰 걸어주지 않을 테니까. 떨어진 눈물이 꽃잎이 되는 게 부끄러웠다. 보기 흉한 것에 아름다운 걸 더하면 우스꽝스러워진다는 걸 유우토도 알고 있었다. 날 보지 말아줘. 아니, 계속 보고있어줘. 모르겠어. 네가 해주겠다고 한 말을, 나는, 아주 오랫동안 기다렸던 것 같아.


 "...유우토라고 불러줘. 날... 반겨줘. 사랑한다고 말해줘... ...나는 거짓말이라도 괜찮고, 그걸 구분할 수 있을 만큼 똑똑하지도 못 해... ...그러니까... 그 말만으로 나는 행복해질 수 있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