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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사랑을 담아서,
웇
2017. 4. 19. 09:58
동화 속 마녀는 숲 속에 있다. 유우토는 숲의 호수에 잠긴 바다의 마녀를 본다. 마녀를 미워하는 사람은 언제나 있기 마련이지만. 그럼에도 그녀에게는 그런 운명이 찾아오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누군가 말했던 것처럼, 죽지 않으리라는 믿음이 이 안에서 어떤 의미도 없다는 사실을, 그는 다시 한 번 실감할 수밖에 없었다.
사랑은 모두 한심하고 질 낮고 바보 같은 거예요.
어리석은 판단을 하게 만들고, 웃긴 짓 하게 만들고, 이성적인 생각을 못 하게 하죠.
호숫가에 앉아있는 사람들을 본다. 추운 밤에도 그들은 이곳을 떠나지 않았다. 유우토는 물에 손을 넣고 휘저어, 벨라의 시체 곁을 맴도는 잉어를 쫓았다. 시체 옆에서 밤을 새우는 건 우스운 짓일까. 하지만 벨라 님, 나는 그들이 널 사랑한다고 생각해. 설령 네가 말한대로 어리석고 우습게 보인다고 하더라도. 그런 사랑은 별로였을까. 네 행복에 조금도 영향을 끼치지 못할까.
벨라는 얇은 잠옷을 입고 있었다. 호숫가는 쌀쌀했고, 잠시 손을 담갔던 물은 차가웠다. 네가 나를 안아줬던 때를 기억해. 그 날 너는 내게 홍차 한 잔을 줬지. 따뜻했어. 유우토는 잠시 벨라의 손을 잡았다. 차가운 손은 그저 차가운 채로 변하지 않았다. 미안해. 나는 네게 줄 수 있는 게 없어. 일어나면 날 비웃어도 괜찮아. 여전히 도움이 안 되는 사람이라고, 그렇게 말하며 웃어줘.
"...사랑해, 벨라 님. 잘 자..."
네게는 의미 없는 말이더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