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여기 있을 거야? 돌아가면 안 돼?

 

 

 옆에 앉은 은우가 말했다. 유우토는 아오키의 시체로부터 시선을 돌려, 은우를 바라보았다. 그 날따라 은우는 유난히 안색이 좋지 않아 보였다. 그의 등을 토닥이는 시늉을 하며, 유우토는 그 이유를 짐작했다. 혼자 있는 방이 쓸쓸해서. 신뢰하던 사람이 죽은 게 힘들어서. 지금 이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일이 두려워서. 짐작되는 모든 이유들은 슬펐지만, 사실은 조금 기쁘기도 했다. 은우와 함께 방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함께 있는 게 그에게도 위안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재판에서 돌아온 은우는 방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유우토는 눈을 뜨지 않는 은우를 내려다보았다. 이치고를 죽이기 전날 밤에 그가 했던 말을 기억한다. 살인만 하지 않으면, 계속 친구로 있을 수 있을 거라는 말. 유우토는 그 말을 믿었다. 그래서 방에서 나왔고, 그래서 은우가 사람을 죽이지 않을 것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랬는데 이젠 룸메이트끼리 나란히 살인자가 되었네. 우리를 같은 선 안에 묶을 순 없겠지만, 그래도 네가 누군가를 죽이는 그 느낌을 몰랐으면 했어.

 

 "튼튼하다더니, ...감기 걸리고. ...이제는 이렇게 다쳐서 오고..."

 

 유우토는 거기까지 말하고 잠시 말을 멈췄다. 네게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 잔소리하는 건 언제나 네 몫이었잖아. 결국 한참의 침묵 후에 그는 은우의 숨 소리를 확인했다. 소리는 작았지만 확실하게 들렸다. 살아 있었다. 은우는 살아 있다. 그 말이 이 안에서 얼마나 큰 무게를 갖는지 실감하는 건, 새삼스러우면서도 깊게 안도할 수 있는 일이었다.

 

 이곳에서 사람을 죽이면 그 값은 목숨으로 갚아야만 한다. 그건 이곳의 가장 중요한 법이었고, 누구도 그 법을 어기고 살아 돌아오지는 못했다. 하지만 은우는 돌아왔다. 그는 아오키를 죽였지만 여전히 살아있었다. 가장 중요한 법이 깨졌다. 우리를 감시하는 사신 역시 사라졌다. 그 모든 사실이 가리키는 방향은 명백했다. 이제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 그렇다면 난 남은 시간동안 의무실보다는 304호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어. 거긴 네가 허락해준, 내가 돌아갈 곳이니까.

 

 "... ...그거 알아...? ...방에 안 들어가니까, 밤이 정말 길었어... 사실은 계속... 다시 방으로 돌아가고 싶었어. ...네가 다시 방으로 가자고 해준지, 얼마 안 됐는데... 또 방에 못 들어가게 됐네..."

 "... ..."

 "...나으면, 같이 방으로 돌아가자... 기다리고 있을게..."

 

 유우토는 닿지 않는 은우의 손을 잠시 잡는 시늉을 했다가 놓았다. 그 손이 다시 304호실의 문고리를 돌리는 순간을 기다리면서. 마지막이 다가오고 있었다. 튼튼한 은우는 집에 갔겠지. 튼튼하지 않은 은우도 곧 집에 갈 수 있을 거야. 나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룸메이트. 이제 나는, 너와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게 되더라도, 네가 집으로 돌아가길 바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 나의 사랑은, 네가 바라던 사랑의 모습에 조금이라도 가까워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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