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이나리는 팔 한쪽이 없었다. 귓가에 고인 피가 흘러내린 것이 보였다. 함께 부축 받은 은우 역시 축 늘어진 채 움직이지 않았다. 머리가 멍했다. 아, 설마 너희가 죽는 건 아니겠지. 그건 안 되는데, 정말로, 정말로 안 되는데... 죽음에 익숙해졌다는 것마저 잊을 만큼 아무 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치료가 다 끝날 때까지 어떻게 시간이 지나갔는지 기억나지 않았다. 그 순간에는 그저, 두 사람이 살아주기만을 바랐다.
이제 의무실은 조용했다. 돌아갈 사람은 돌아가고, 남을 사람은 남아있었다. 유우토는 늘 그렇듯이 떠나지 못 하는 사람 쪽에 가까웠다. 지금까지와 다른 점이 있다면 두 사람은 살아있다는 점이었다. 살아있는 사람이 깨어나길 바라며 지새우는 밤은, 죽은 사람을 추모하는 밤만큼 길었다. 유우토는 이나리의 왼팔이 있었던 빈 자리에 잠시 손을 짚었다. 그녀의 겉옷은 아오키의 시체를 덮었다. 팔은 은우를 구하면서 잃었다. 이나리는 점점 가지고 있던 것을 잃어간다. 하지만 그녀는 분명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그게 슬퍼. 그렇게 말하면 너는 이해해줄까.
그저 어리석지 않기 위해 애쓸 뿐이지요. 유우토가 어리석은 선택을 한 후에, 이나리가 했던 말이었다. 사실 난, 네가 늘 현명한 선택을 할 줄 알았어. 그 말을 하며 유우토는 조금 웃었다. 지금은 더 이상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처형장에 뛰어든 건 분명 현명하지 못 한 선택이었다. 자칫하면 두 사람 모두 죽고 아무 것도 남지 않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어리석은 선택의 결과는, 그녀의 옆에 누워 조용히 숨을 쉬는 유우토의 룸메이트가 증명하고 있었다. 유우토는 잠시 은우의 숨 소리를 다시 확인하고, 작게 말했다. 구해줘서 고마워. 이나리가 일어나면 다시 해야 할 말이었지만, 그 때까지 몇 번이고 다시 되뇌었다.
살아 돌아와줘서 고마워.
침대 위로 떨어진 꽃잎은 모아서 쓰레기통에 버렸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던 열 두명은, 돌아올 때도 열 두명 그대로였다. 처음으로 친구를 잃지 않은 날이었다. 이나리. 언제나 자랑스러운 나의 친구. 이번에는 네가 정말로 사신을 사라지게 만들었어. 유우토는 그녀가 만들어낸 기적을, 마음 속 깊이 자랑스럽게 여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