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 혹시 우유 싫어하십니까?"

 "... ... ....응. 앨리스. 우유, 별로... ..."


 대답할까 말까 한참 망설이는 듯하던 앨리스는, 빈 컵을 꼭 쥔 채로 그렇게 대답했다. 자기 전의 따뜻한 우유 한 잔은 잠을 잘 오게 하고 칼슘이... 어쩌구 저쩌구의 계획을 실패한 데다가 중대한 실수를 저질러버린 코우타는, 표정이 안 좋아진 앨리스 앞에서 어떻게든 수습할 방법을 찾기 위해 고민의 시간에 빠졌다. 


 "앨리스 씨, 싫은 건 억지로 마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 ...지금 잠깐 시간 괜찮으십니까? 같이 식당에 갈까요!"

 "... ...? ...식당. 응... 괜찮아. 앨, 리스, 시간..."


 식당에는 여전히 뷔페가 차려져 있었다. 잠깐 앉아계시겠습니까? 코우타의 제안에 앨리스는 고개를 끄덕이고, 순순히 식당 테이블의 의자에 앉았다. 앨리스는 가볍게 발을 흔들거리며, 코우타가 뭘 하려는지 궁금한 듯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원래도 동화에서 나온 듯한 외모의 그녀는 하늘색 원피스와 흰 에이프런을 입자 정말로 동화 속 앨리스처럼 보였다. 코우타는 뷔페의 디저트 코너에서 한 입 사이즈의 케이크와 쿠키를 접시에 담아, 테이블 위에 놓았다.


 "케이크랑, 쿠키... ..."

 "먼저 드시고 계셔도 됩니다!"


 접시를 앨리스에게 조금 더 가까운 쪽으로 밀어두고, 코우타는 주방으로 향했다. 냄비에 코코아 가루와 설탕, 그리고 우유를 넣은 뒤 불을 켰다. 약한 불에 천천히 가루를 녹이자 달콤한 냄새가 올라왔다. 식당에 가만히 앉아 있는 듯하던 앨리스는, 곧 호기심이 동했는지, 조심스레 부엌 문 앞에서 고개를 내밀었다.


 "코우타, 님. ...지금은, 뭐...? ...달콤한 냄새, 난다... 입니다..."

 "아, 앨리스 씨. 코코아를 만드는 겁니다! 어제 보니 코코아는 잘 드시는 것 같아서 말입니다."

 "... ...!'


 코코아는, 좋아. 앨리스가 작게 중얼거리는 소리를 듣고, 코우타는 가볍게 웃었다. 우유를 건넸을 때보다 훨씬 기뻐보이는 표정이, 그 나잇대의 어린 아이처럼 보여 귀여웠다.


 "마침 얼마 전에 다코타 씨와 앨리스의 세계에 들어가면 어떨지 이야기했습니다! 다코타 씨가 저는 시계 토끼를 닮았다고 하시더군요. 앨리스 씨와 다코타 씨는 앨리스를 닮으셨으니, 두 분이 더블 주인공을 하셔도 즐거울 것 같습니다!"

 "더블, 주인공... 앨리스랑... 슈슈 님. ...앨리스가, 둘......?"

 "예! 둘이면 더 즐거울 것 같지 않습니까?"


 코우타는 완성된 코코아를 두 잔의 머그컵에 나누어 담고, 그 중 하나에 작은 마쉬멜로우를 몇 개 띄웠다. 그리고 마쉬멜로우가 든 쪽을 앨리스에게 건넸다. 앨리스는 머그컵 안을 들여다보면서, 따뜻한 머그컵을 조심스레 양손으로 잡았다. 같이 식당으로 돌아가자, 테이블 위에는 맛있어 보이는 과자와 케이크가 기다리고 있다. 두 사람은 각자 자리에 앉았다. 


 "자. 오후 6시도 아니고, 홍차도 아닙니다만... 어쨌든 즐거운 티타임을 가져볼까요. 앨리스 씨!"




Posted b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