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이 찾아오는 건 한 순간이라는 걸, 코우타는 일종의 지식으로 알고 있었다. 책이나, 영화나, 또는 뉴스에 나오는 누군가의 이야기로부터 알게 된 문학적 비유에 가까운 지식이었다. 순식간에 찾아오는 불행. 어제를 기점으로, 이제는 그도 그런 불행의 확실한 일례를 가졌다. 코우타는 불행이란 말보다 순식간에라는 말에 더 큰 공포를 느꼈다. 그건 그가 대처할 수 없다는 뜻이고, 그저 무력하게 사건에 휩쓸릴 수밖에 없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에.
어떤 차를 마실지 잠시 고민한 코우타는 결국 유니아와 같은 차를 골랐다. 차를 우리자 상쾌한 향기가 아른거렸다. 민트 향의 허브티는 기분 전환에 효과가 있다. 매니저로서 쌓아둔 지식의 한 켠에 있는 그 문장이 잠시나마 위안을 주었다. 코우타는 두 잔의 차를 들고 돌아와, 한 잔의 레몬민트 차를 유니아 앞에 두었다.
"제가 베이킹은 잘 못해서 말입니다."
멋쩍게 웃은 코우타는 식당에서 디저트가 될 만한 것들을 몇 개 들고 와 테이블에 놓았다. 그래도 다음 번엔 파운드 케이크라도 구워보도록 할까요! 유니아 씨도 도와주신다면 아주 즐거울 겁니다. 코우타의 말에 유레이니아는 부드럽게 미소지었다. 자리에 앉은 두 사람은 가만히 차를 마신다. 유니아는 좋은 말 상대였다. 그녀는 이야기를 열심히 듣고, 자주 웃어보였다. 그래서 코우타는 조금 나아진 기분으로 입을 열었다.
"저는 늘 제 이능력을 써보고 싶었습니다. 테스트를 위해서가 아니라, 진짜로 도움이 될 만한 상황에 말입니다."
그래서 연구소에 있는 내내 몇 번이나 사무소 멤버들에게 능력을 쓰게 해달라고 부탁했다가 전부 퇴짜를 맞았습니다. 어머나, 하고 잠시 눈을 동그랗게 떴던 유레이니아는, 곧 작게 소리내어 웃었다. 왠지 코우타 씨다운 걸요. 그렇게 대답하는 유레이니아의 얼굴에는 여전히 피곤한 기색이 남아있었다. 코우타는 의식해서 목소리를 높이고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언젠가 유니아 씨께서 무대에 오르실 때, 제 능력으로 유니아 씨께 최고의 컨디션을 선물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저희가 임시 파트너가 된 그 날부터 말이죠!"
레몬민트 차의 상쾌한 향기가 퍼졌다. 두 잔의 차에서는 한 잔일 때보다 더 진한 향기가 났다. 아직은, 괜찮다. 괜찮을 것이다. 코우타는, 희망적인 미래에 향기가 있다면 이런 향이 날 거라고 생각한다.
"괜찮을 겁니다, 분명. 저희 그 날을 기대하면서 오늘을 무사히 지내보도록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