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을 많이 하셨군요."


 코우타가 조용히 말하고 웃었다. 그 말에 야가는 혼나는 어린 아이처럼 (또는 혼남으로써 무언가가 영원히 끝나버릴 거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고개를 숙였다. 코우타는 안심시키려는 듯 야가의 손을 잡았다. 확신을 주듯이 한 번, 힘을 주어 꼭 잡은 후, 그 다음에는 언제든 야가가 손을 뺄 수 있도록 가볍게만 그러쥐었다.


 "탓하려는 게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앞으로도 이것저것 거짓말하셔도 괜찮고요. 으하하…… 역시 전 야가 씨에 대해 모르는 게 아주 많았던 모양입니다."


 조심스레 올려놓은 야가의 손은 코우타의 손보다 조금 차가웠다. 코우타는 자신의 손이 따뜻한 편이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잡은 손은 그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고 있을까. 코우타가 위로받고 있는 만큼, 아니면 그보다 작더라도, 조금이라도. 


 "그러니까……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르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으니까. 코우타는 더 이상 아무 것도 모른 채로 무력하게 있고 싶지 않았다. 안다고 해서, 아무 것도 바꿀 수 없다고 해도. 


 "불꽃 놀이는 저도 잘 못 하니 둘이 연습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눈을 보는 게 힘드시다면…… 전에 말씀하신대로, 마침 저는 선글라스를 쓰고 있으니 잘 됐군요. 이런 상황에 억지로 씩씩하려고 하시는 것보단 훨씬 낫습니다. ……악수를 못 하신다는 게 거짓말인 건 다행입니다. 전 좋아하거든요. 악수는…… 신뢰의 표현이니까요."


 악수는 서로가 무기를 쥐고 있지 않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인사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코우타는 자신의 빈 손을 야가에게 주었다. 빈 손은 무력함의 상징이었지만, 그게 야가를 안심시킬 수 있다면 코우타는 자신의 빈 손을 부끄러워하지 않을 수 있었다. 아니면 적어도 그렇게 되도록 노력할 수 있었다. 맞잡은 손은 출발점이다. 손에 닿기 싫은 건 거짓말이라는 말에, 코우타가 얼마나 안도하고 있는지. 한 걸음 곁으로 다가서는 것을 허락 받는다는 게 그에게 어느 정도의 위로로 다가오고 있는지, 분명 야가는 모를 것이다. 


 "죽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모든 불확실함 속에서, 당장 내일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악의에 둘러싸인 곳에서. 노력은 여전히 코우타가 할 수 있는 최대의 약속이었다. 살기 위해 노력하겠다. 무사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곁에 있기 위해서, 혼자 남겨두지 않기 위해서……. 


 "그러니 야가 씨도 노력해주세요. 다치지 않고, 죽지 않도록. ……야가 씨의 친구인 제가 상처받지 않도록 말입니다."


 계속 곁에서 도와드릴 테니까요. 코우타는 조용히 말했다. 애정과 신뢰를 담아서. 






*






 짧은 시간 동안 세 명이 죽었다. 이곳은 그런 곳이었다. 어떤 시기를 넘어가기 위해서는 죽어야 하는 최소한의 숫자가 정해져 있고, 때때로 그 이상의 희생자가 나왔다. 생존은 누군가의 죽음을 의미했다. 코우타는 다시금, 야가의 방문을 두드렸다. 곧 야가는 천천히 방문을 열었다.


 "코우타."

 "……좋은 오후입니다, 야가 씨."


 좋은이라는 말을, 그래도 코우타는 어떻게든 웃으면서 덧붙일 수 있었다. 코우타가 웃어보이자 야가 역시 힘없이 따라 웃었다. 야가는 살아 있다. 코우타 역시 살아 있다. 무사하다고 할 수는, 없을지도 모르지만.


 "좋은 오후우~…… 무슨 일이야아~?"

 "나중에 같이 별을 보자고 하려고 왔는데…… 생각해보니 비가 오는군요."

 "……그러게에. 야가 씨도 어제 오늘은 별을 못 봤네에."


 다른 걸 하는 게 좋을까요. 그럴지도 몰라아. 두 사람의 대화는 비 오는 날의 하늘처럼 먹먹하고 흐렸다. 몇 번 말을 주고받은 후에 잠깐의 침묵이 있었다. 그러다 코우타는, 야가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야가는 내밀어진 손을 가만히 본다.


 "전 돌려말하는 데는 재능이 없는 것 같아서 말입니다."


 코우타는 조용히 말했다. 작게 웃으면서, 내밀지 않은 쪽의 손으로는 모자의 챙을 가볍게 눌렀다. 함께 있는 게 서로에게 위로가 될 거란 확신은 아직 없었다. 그러나 그랬으면 좋겠다고, 만약 아니라면 그렇게 될 때까지 계속해서 노력하겠다고. 코우타는 생각한다.


 "……혼자 있고 싶지 않군요. 무사하기 위해서…… 친구의 손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잠시 곁에 있어주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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