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처음으로 만난 다음 날쯤에, 두 사람은 파티의 약속을 잡았다. 시작은 요리를 만들어주겠다는 셀리나의 제안이었다. 코우타는, 셀리나가 가장 좋아하는 요리를 먹어보고 싶다고 답했다. 그리고 그녀가 말한 가장 좋아하는 요리가 바로 칠면조 구이였다. 양이 많겠지만 둘이 다 먹을 수 없다면 다 같이 먹으면 된다. 그런 이야기는 곧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파티를 열자는 흐름으로 이어졌다. 날짜는 기분 전환이 필요할 일주일 쯤 후로. 하지만 그 계획은 코우타가 다리를 다치면서 연기되었다. 그 이후로도 계속, 미뤄지고, 또 미뤄졌다. 이곳에 일어나는 불행한 일에는 끝이 없었다. 즐거운 파티가 끼어들 틈은 오래도록 주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약속된 파티는 마침내, 어제 저녁에 열렸다. 비록 코우타는 돕지 못했지만, 셀리나는 혼자서도 성대하게 음식을 차려두었다. 다들 기운 없어 하시는 것 같아서 힘 좀 써봤답니다.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웃었다. 헌신하는 사람의 미소였다. 늘 다정하고, 누군가를 위해 노력할 수 있는 사람의 웃는 얼굴. 갇힌 섬은 언제나 감옥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요리를 한 가득 차려놓았을 때만은, 어딘가 다른 장소에 초청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를 테면 셀리나가 일하는 영국의 커다란 저택 같은 멋진 곳에.


 그 영국의 저택에 언젠가 방문하고 싶었다. 시기만 잘 맞는다면, 꽃이 흐드러지게 핀 장미 정원에서 3층짜리 플레이트에 놓인 디저트와 차를 즐길 수도 있을 거라고 셀리나는 말했다. 미리 연락만 해준다면 놀러와도 된다고 말이다. 코우타는 그 이야기를 들은 이후로, 저택에서 열릴 5월의 티파티를 가끔씩 상상하곤 했다. 그는 셀리나가 만든 디저트나 그녀가 끓인 차를 좋아했다. 그 안에 담긴 오랜 노력과 배려가 편안하고 기분 좋았다. 그러니 꿈 같은 이야기라도 기대했다. 이야기를 좋아하는 두 사람이, 멋진 장미 정원에서 함께 하는 티타임이 즐겁지 않을 리 없으니까.


 코우타는 작은 테라스에 발을 들였다. 테이블은 쓰러져 바닥에 나뒹굴고, 찻잔과 차주전자도 전부 떨어져 있었다. 만약 셀리나가 이런 엉망인 곳을 볼 수 있었다면, 다른 사람들이 다치지 않도록 앞서서 깨진 조각을 줍고, 넘어진 테이블을 일으켰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 셀리나의 두 눈은, 유니아가 감겨줄 때까지 그저 바닥을 조용히 응시하고 있을 뿐이었다. 코우타는 움직이지 않는 셀리나의 앞에 조심스레 한 쪽 무릎을 꿇었다. 무언가 말하고 싶었다. 어제 식사가 맛있었다든가, 덕분에 힘이 났다든가. 그런 일상적인 감사를. 그러나 그곳엔 아무 것도 들을 수 없는 사람과, 아무 것도 말할 수 없는 사람만이 남아 있었다. 코우타는 그저 말 없이 능력을 사용했다. 오늘도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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