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 나는 계속 여기에 있을게. 코우타.




 코우타는 도망치듯 방으로 들어왔다. 방은 텅 비어 있었다. 두 명의 룸메이트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아코스 살바토르와, 하루하메 코우타와…… 이레이 레이야의 방. 사실은, 방문에 걸린 이름표를 봤을 때 발걸음을 돌리고 싶었다. 문 손잡이를 잡아서 돌리는 그 순간이 차라리 끝나지 않기를 바랐다. 하지만 12시가 되기 전에 방에 들어와서, 결국 다시 나갈 수도 없었다. 오늘은 제 시간에 들어오겠다고 약속했으니까. 코우타는 지치고, 지치고, 지쳐서, 행복하다는 말이 영영 거짓말이 되어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때까지, 가만히 이레이 레이야를 기다렸다. 



 "……아."


 문이 열리고, 그렇게 소리를 낸 건 어느 쪽이었을까. 


 그 얼굴을 본 순간에, 코우타는 끔찍하게 두려워졌다. 분명 기다리고 있었는데 도망치고 싶어졌다. 하지만 이렇게 좁은 섬에서, 같은 방을 쓰는 두 사람이다. 서로에게서 도망칠 방법 같은 건 없었다. 모든 상황이 우스웠다. 물론 코우타는 웃지 못했다. 레이야도 마찬가지였다. 웃기엔 모든 게 끔찍했다. 꼭 지옥에 있는 것 같다. 그렇게 말하면 두 사람이 아닌 누군가 대신 웃어줄 것이다. 그런 건 이미 새삼스러운 일이라고.


 코우타는 더 이상 레이야를 보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그대로 아무 말 없이 웅크린 채로 기다렸다면 좋았을 것이다. 이 모든 게 끝날 때까지. 하지만 그러지조차 못했다. 눈을 돌리자 할 수 없을 것 같았던 말이, 그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기다리지 말고, 절 부르러 오시지 그랬습니까."


 새벽 내내 레이야는 방에 혼자 있었다고 했다. 코우타가 오는 걸 조금은 기다렸다고 말했다. 사람을 죽이고, 깜깜한 방에 혼자서. 혼자가 제일 무서운 사람에게 그 시간이 얼마나 길었을지, 코우타는 영원히 알 수 없을 것이다. 안다고 해도 이제는 소용 없는 일이었다. 그럼에도 댐이 무너지듯이, 코우타는 말을 멈출 수 없었다. 


 "조금 더 많이…… 알려주시지 그랬습니까."

 "……."
 "야가 씨에 대해서. ……레이야 씨에 대해서, 저는 결국…… 하나도 아는 게 없었군요. 알게 되었다고 생각해서, 기뻤는데."


 알고 싶었던 건 실수를 되풀이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손을 잡고 안심한 건, 그 깊은 구멍으로 떨어지지 않을 수 있도록 붙잡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전부 오만이었다. 매니저인 코우타는 레이야에게 아프지 않았냐고 물어야 한다. 하지만 이레이 레이야의 친구였던 코우타는 그러지 못했다. 그는 더 이상 레이야를 똑바로 볼 수 없었다. 


 "저는, 바보 같이 다리를 다쳐서 아직 제대로 뛸 수도 없습니다. 무슨 말인지 아십니까. 구하러 갈 수 없다는 뜻이에요. 그래서 여기에 있겠다고 해주셨을 때 기뻤습니다. 그럼 적어도, ……."


 코우타는 몇 번인가 기침을 했다. 목소리는 떨렸고, 차갑게 식은 손도 진정되지 않았다. 이제 그는 울고 있었다. 숨길 수도 없었다. 한동안 제대로 잘 수 없었다. 다리의 상처는 계속 낫지 않고 있었다. 선글라스 밑의 얼굴은 엉망이었다. 하지만 전부 숨기려고 했던 건, 언제든지 기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였다.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막고 싶어서. 코우타는 결국, 이란 말에서 영원히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아서 두려워졌다. 결국 또 막지 못했다. 모든 게 제자리였다.


 "혼자 남는 게 제일 무섭다고 하셨잖습니까. 아플 거란 걸 알고 계셨잖아요. 그랬는데, 왜…… 왜 그런 짓을 하셨습니까. 왜 혼자 가려고 하셨습니까. 왜 절 혼자 남겨두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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