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 올가 씨는 혼자 짊어지다가 떠나버리실 것 같습니다. 그래서 두렵습니다. 그 이후의 고통은 전부 제 몫이 되겠지요.
ㅡ ……그렇다면, 하루하메 코우타 씨도 전부 놓아버리면 되지 않나요. 그런다면 그런 걸로 고통스러워할 일도, 짊어진다거나 하는 일도 없겠지.
놓아버릴래. 올가 일리니치나 파스테르나크는 마지막에 그렇게 말했다. 그게 끝이었다. 그녀의 숨이 끊어질 때까지는 얼마 걸리지도 않았다. 사람은 이렇게나 쉽게 죽는다. 하지만 쉽게 놓아버렸다는 말은 할 수 없었다. 그녀는 스스로 목숨을 끊을 때까지, 코우타는 감히 짐작조차 할 수 없을 만큼 오래, 아주 오랜 시간 동안 버텨왔을 테니까.
한 사람의 삶을 영영 망쳐본 적이 있냐고 올가는 물었다. 그 질문은 그녀에게 그런 경험이 있음을 전제했다. 그녀는 자신이 다시는 용서받을 수 없을 만큼 누군가를 아프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올가의 상태는 눈에 띄게 나빠져가고 있었고, 그런 와중에도 그녀는 끝없이 스스로를 탓했다. 코우타는 올가를 볼 때마다 속죄에 대해 생각했다. 이미 끝나버린 일에 대해서 남겨진 사람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모든 삶을 바쳐 고통스러워 하는 일은 속죄가 될 수 있을까. 하지만 동시에 알고 있었다. 그런 단순한 질문으로는 아무 것도 답할 수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삶은 그런 식으로 답을 내릴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코우타는 그 사실에 슬프게도, 라는 말을 붙였다. 올가의 삶은 코우타의 눈에 슬펐다. 언제나.
그러니까 그런 질문 대신에. 옳고 그름이 아닌, 정답이 아닌, 그보다 훨씬 전으로 돌아가서 그저 바람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코우타는 올가가 잊기를 바랐다. 고통을 잊고,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랐다. 불가능한 일이란 걸 알고 있었다. 올가는 마지막까지 스스로를 용서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 바람에 대해 이야기하지도 못 했다. 그리고 이렇게 끝이 났다. 바란 만큼의 후회는 코우타가 짊어져야 할 몫이다. 그녀는 그럴 필요 없다고 말하겠지만.
코우타는 올가의 시체 곁에 잠시 머물렀다. 다시 디유를 찾으러 가야 했기에 오래 있을 수는 없었다. 이능력을 사용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녀가 살아 있는 동안 능력으로 도움을 줄 수 있었던 건 고작 두 번이었다. 몇 번이라도 더 편안한 잠을 줄 수 있었다면, 피로로 마모되어가는 삶을 조금이라도 늦출 수 있었을까. 올가는 조금 더 오래…… 살 수 있었을까, 라는 말과, 버틸 수 있었을까, 라는 말 사이에서. 코우타는 결국 한 쪽을 고를 수 없었다. 누군가에게 삶이란 끝없이 버티는 일의 연속이다. 삶의 고통이 죽음의 고통보다 클 때, 사람은 죽음을 선택할 수 있다. 그 선택은 아무도 비난할 수 없을 것이다. 그건 합리적이며, 절박하고,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마지막 수단이므로.
"……고생하셨습니다. 올가 씨."
그 이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코우타는 올가가 살기를 바랐다. 그러나 단지 생존을 위해서, 끝이 없는 고통을 계속 견뎌내야 했다고는 말할 수 없었다. 그러니 더 이상 할 수 있는 말은 없다. 그저 마지막 순간만은 고통이 길지 않았기를 바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