未完成

카테고리 없음 2017. 4. 3. 01:53



 들리지 않아. 네 연주가. 네가 피아노 건반을 누르고 있는데, 내 귀에는 네 피아노 소리가 들리지 않아. 제일 좋은 자리에서 보기로 했는데. 마지막까지 지켜보기로 했는데. 나는 네 꿈이 이루어지는 날을 꿈꿨어, 쿄. 네 삶이 완성되는 순간을...


 아, 어쩌지,


 눈물이 났다. 쿄의 연주가 멈춘다. 그는 울고 있었다. 일인자가 되지 못 한, 그래서 어떤 의미도 갖지 못 할 살인을 저질러버린 쿄가. 언젠가 쿄가 했던 말을 기억한다. 저는 연주 끝에 늘 박수를 받긴 했지만. 연주회에서 연주를 다 하고 나면 늘 슬퍼져 버려서... 울다보면 늘 피아노 의자에 혼자 앉아있게 되곤 해요. 그 말을 들었을 때부터 난 계속 궁금했어. 네가 그 때마다 어떤 기분이었을지. 살아있는 모든 순간마다 슬픈 건 어떤 느낌일지. 어떻게 그걸 견뎌낼 수 있는지.


 가장 뛰어난 자리는 준비되지 못했다. 모두가 인정해주는 순간도 찾아오지 않았다. 네 개의 손이 있어야 마침내 완성되는 곡 앞에, 쿄는 오로지 두 개의 손을 가진 채로 앉아있었다. 그럼에도 그는 최선을 다했다. 망치로 자신의 손을 내리치는 쿄를, 오로지 그것만을 살아왔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일 거라고 생각하면서. 이토는 멍하니 그 모든 장면을 바라보았다. 쿄는 울면서 건반을 누른다. 그리고, 연주를 마치고, 피아노 위에서, 혼자 울던 쿄는. 쿄는, 쿄가... 꽃잎이 되어 흩날렸다. 그는 완전히 피어나지조차 못했다. 그럼에도 지는 건 한순간이었다.


 결국엔 들리지 않았던 연주까지 포함해서. 아케타가와 쿄의 불행은 완벽했고, 그것은 그의 죽음으로서 완성되었다. 이토는 한참을 울었다. 차마 박수를 보낼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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