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을 불러도 대답은 없었다. 이상한 기분이였다. 움직이지 않는 사람을 본 게 처음이 아닌데도. 어젯밤엔 둘이서 함께 유자차를 마셨다. 이치고는 맛있다고 말하며 웃었다. 분명 물이 많았을 텐데. 내가 아니라 어머니가 타주신 유자차를 마시고 싶었을텐데. 그녀는 그런 내색도 하지 않고 아이처럼 천진난만하게, 동시에 어른스럽게 웃어보였다.


 아이돌은 늘 빛나는 존재라서 죽은 후에도 빛나는 걸까. 이치고는 여전히, 이렇게 되었음에도 여전히, 예쁘고, 사랑스러웠다. 머리에 꽂은 꽃이 잘 어울려. 아래쪽으로 묶은 머리 모양도, 귀엽다고 생각해. 그렇게 말하면 이치고는 쑥스러운 듯 웃었을까. 눈을 감은 그녀의 얼굴 위로 기억 속의 미소가 겹쳐졌다. 무대도, 화려한 조명도, 이치고도 모두 눈 앞에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노래하지 않았다.


 '이토씨한테 들려줄 건 오로지 이토씨를 위한 노래니까요!'


 아직 그 노래는 듣지 못했는데. 네가 다시 눈을 뜰 때까지 얼만큼의 시간이 걸릴까. 이토는 벌써 두 번째라는 말에 대해 멍하니 생각했다. 나는 그런 말을 믿지 않아. 죽음 앞에 순번은 붙을 수 없어. 벌써라는 말도 붙을 수 없어. 이토는 무대에 기댄 채로 눈을 감았다. 유원지는 슬픔으로 가득 찼다. 그건 어떤 즐거운 음악보다도 더 깊게, 온몸으로 스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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