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공장은 쓸쓸한 곳이었다. 여기저기 굴러다니는 철물, 허물어진 벽. 걸을 때마다 후둑 후둑 돌 부스러기가 떨어지는 소리가 울렸다. 이런 곳을 걸으면 루키아의 정장은 먼지투성이가 될 텐데. 깔끔한 걸 좋아하는 그는 분명 원하지 않았을 일이었다. 걸음을 멈춘 유우토는 한참 입을 열지 않았다. 마침내 발견한 루키아는 참담한 모습이었다. 구겨지고 먼지로 얼룩진 셔츠. 끊겨버린 넥타이. 그 모든 게 생전의 단정한 그를 비웃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 루키아는 노숙이 싫어 밤을 샜다고 말했다. 유우토는 쓰러진 채 움직이지 않는 루키아를 본다. 루키아. 넌, 거기에 누워있는 모습이, 어울리지 않아. 너는 영원히 앞으로만 나아갈 것 같았어. 계속 더 밝은 곳으로, 높은 곳으로. 끝없이 발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그러니 유우토는 움직이지 않는 루키아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언젠가 살아남은 사람들이 이곳을 나가게 된다면, 그 가장 앞에는 그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유우토는 루키아의 몸을 짓누른 철골을 본다. 유우토에게는 사람을 죽일 힘은 있었지만, 죽은 친구 위의 짐을 덜어낼 수 있을 만큼의 힘은 없었다.


 "네가 돌아오면, 다시 닿을 수 있게 되겠네......" 


 혼잣말은 텅 빈 공장 안에 울렸다. 하지만 닿지 않는 편이 더 기뻤을지도 몰라. 작게 덧붙인 말은 어디로도 퍼져나가지 못했다. 유우토는 루키아의 곁에 앉아 몸을 웅크렸다. 끝나지 않는 추모를 시작할 시간이었다. 잠들 수 없는 몸은 추모를 위한 것이라고 해도 될 만큼 잘 어울렸고, 유우토는 잠시 그 사실을 다행이라고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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